

한국 근대 미술의 추상미술의 영역 개척 선구자 유영국.
작가소개 |
유영국 한국의 자연을 추상적인 형태로 다채로운 색감을 사용한 1세대 추상미술의 대표적인 화가이다. 유영국의 회화는 자신을 둘러싼 현실을 바탕으로 서양에서 받아들인 현대미술을 전개해 왔는데, 이는 한국 추상미술 사조에서 의미 있는 전개로 여겨진다.

'산의 작가' 작가의 영감과 주제 |
"산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다."
유영국은 기본적인 조형 요소인 점, 선, 면, 형, 색등을 사용해 강렬한 색채와 추상 형태를 작품에 담았다. 자연이라는 소재를 단순한 기초 도형 요소인 점, 선, 면 등의 리듬감 있는 조형미는 시대를 넘어선 작품으로 거듭나게 했다. 초기의 작품에서는 차갑고 기하학적인 추상회화를 선보였다면, 후기의 작품활동에서는 단순하고, 단단한 구축성을 보인다. 대부분의 작품 주제는 '산'으로써, 고향 울진에 살 당시 그곳에서 경험한 자연, 깊은 바다, 장엄한 산맥, 맑은 계곡, 붉은 태양등에서 영감을 받았다.
"내 그림은 주로 '산'이란 제목이 많은데, 그것은 산이 너무 많은 고장에서 자란 탓이다. '숲'이란 그림은 내가 어렸을 때 마을 앞에 놀러 다니던 숲이 생각나서 그린 것이다. 항상 나는 내가 잘 알고 또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는 곳에서 느낀 것을 소재로 하여 즐겨 그림을 그린다."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와 엄격한 화면 구성은 자연의 생명력과 그 본질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해가 지는 석양의 모습을 동그라미와 네모로 표현하고, 산은 세모로 나타내며 비정형적인 형태로 표현한다. 그 안에서 서로 대비되면서도 긴장감을 주고,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며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산'이라는 모티브로 자신의 애정이 어린 시선을 작품에 잘 담아냈다. 기하학적인 질서라는 말은 자체로 경직되어 보이고 그렇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그의 작품을 보았을 때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그의 회화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적인 것이 독창적이라 믿었던 유영국은 한국적인 자연을 작품에 녹여냈다.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닌 기하학적 추상의 형태로, 자연 안에 있는 근원을 표현하고자 했다. 기하학적인 형태에서 나타나는 자연의 이미지는 추상 공간을 보여주는 동시에 작가 자신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다. 균형감 있는 색채들이 균형감을 이루고, 형태에서는 안정감을 엿볼 수 있다. 보이는 그대로의 산이 아니라 작가의 화면 안에서 보이는 산의 형태는 추상적이지만, 오히려 자연 본래 형태에, 그리고 자연 본질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비구상적 형태, 즉 추상적 형태는 다양하게 보이는데, 비대칭적인 구조의 구성은 자연 속의 불완전함과 변화무쌍함을 표현한다. 웅장한 산에서 느껴지는 평온함과 정적이지만 변화하는 바다의 모습은 우리가 삶에서 느끼는 유동성과 불변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숲의 무성하고, 질서 있는 모습은 우리 인간사회를 떠올리게 한다. 이런 특징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시각적 호기심을 만들어낸다.
단순한 형태를 통해 절제미와 단순하고 강렬한 색채를 통해 보여주는 균형감과 조화로움이 특징이다. 비정형적인 형태에서 후기로 접어들수록 기하학적인 형태를 보이며 단순화했다. 삼원색을 기반으로 하지만, 보라와 녹색 등 유영국이 사용한 색채가 작품에 변주를 가져다줬다. 산의 이미지를 더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두텁게 발린 유채 물감이 가져다주는 질감의 탄탄한 밀도이다. 원색이 주는 강렬함은 화면의 평면적이고 건축적인 구도를 돋보이게 한다. 이러한 면들에서 한국 현대미술을 발견할 수 있다.
원, 삼각형, 사각형과 같은 도형 위주의 형태들이 나타나며, 중첩과 병렬의 방법으로 작품에 나타난다. 70년대로 들어와서는 마티에르(질감)가 엷어지며, 기하학적 형태를 구도에 넣으며 다양한 변주를 화면에 나타낸다. 서양의 옵티컬 아트, 하드 엣지와 같은 기하학적 추상이 한국 미술에 영향을 미치며, 이에 영향받은 것으로 보인다.

유영국은 동시대에 활동했던 김환기, 장욱진, 이중섭과는 확연히 다른 작업을 펼쳤다. 그림을 끊임없이 그렸던 그는 전위적 모더니즘을 온몸으로 실천한 외골수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엄격한 전문적인 작가이기를 바랐다.
유영국은 시대별로 작품에서 크고 작게 표현에서 그리고 형태에서 변화를 겪지만, 단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은 색채였다. 구획선이 과감하게 드러나던 그의 초기 작품에서도 그리고 구획선이 사라진 후기의 작품에서도 그의 과감하고 강렬한 색채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런 특징은 언제나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연풍경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내재화한 유영국의 작품들은 2024년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공식 병행 전시를 개최하며, 최근 국제 미술시장에서 재평가되고 있다. 또한 8월 21일부터 한국 PMK갤러리에서도 유영국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작업한 유화 작품으로 34점이 전시된다. 이 중 21점은 대중에게 최초 공개된다. 유영국 작가의 작품은 전시에서 보기 생각보다 힘들다.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유영국은 1938년 일본 도쿄문화학원 유화 학과를 졸업, 모던아트협회, 신 상회를 결성해 단체활동을 하며 한국 현대미술을 주도했다. 1964년 첫 개인전을 개최하고, 후에 여러 기관에서 총 4회의 개인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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